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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뉴스

슈퍼리치 장기채 베팅

슈퍼리치들이 장기채에 관심을 갖는 것은 단기적으로 높은 매매차익을 기대할 수 있어서다. 

이론적으로 채권가격은 금리와 듀레이션(가중치를 감안한 만기)에 따라 결정된다. 

30년만기 채권의 금리가 25bp(0.25%포인트) 인하되면 7.5%(0.25%포인트×30년) 정도 채권가격이 오른다. 

기준금리가 25bp 내려가면 시중금리도 비슷한 수준으로 떨어진다. 금통위는 지난 7월 기준금리를 3.25%에서 3.00%로 인하했다. 

여기에 더해 내년 상반기에 추가로 기준금리가 내려가면 시중금리는 50bp 하락이 가능하다.

30년 국채가격은 15%(0.50%포인트×30년)까지 뛸 수 있다. 단기 대박을 노릴 만한 투자 대상이다. 


슈퍼리치들의 장기채권 투자는 중·장기적으론 저성장에 대비하려는 포석으로 읽힌다. 

최근 주요 투자은행들은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2% 초반으로 낮췄다. 

국제신용평가회사 무디스도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3.0%에서 2.5%로 낮췄다. 

장기채에 투자하는 것은 투자기간만큼 이자수입을 고정하는 효과가 있다. 

저성장 국면이 지속돼 저금리가 고착화되면 현재 3%대 이자수입이 '고금리'로 인식될 수 있다. 


슈퍼리치들이 장기채에 열광하는 또다른 이유는 절세효과 때문이다. 

만기 10년 이상 장기채의 이자소득은 분리과세 대상이다. 

종합소득세 과세표준의 상한구간이 되면 이자소득의 41.8%(지방세 포함)를 세금으로 내야 한다. 

분리과세의 경우 이자소득의 16.5%만 낸다. 내년 1월1일부터 장기채 분리과세에 3년 유예조치가 시행된다. 

장기채 매수 후 3년 동안은 분리과세 대신 종합소득과세를 내야 한다. 

3년 보유기간이 지나야 분리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장기채의 매력이 부각되면서 채권펀드 투자성향도 바뀌고 있다. 

채권펀드 투자자들은 종전까진 환금성이 높은 단기채권 펀드에 주로 투자했다. 

최근엔 만기가 긴 채권을 많이 보유한 펀드의 인기가 더 높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올 들어 듀레이션이 1년 미만인 국내 채권형펀드 설정액은 322억원 감소했다. 듀레이션인 1~3년인 채권형펀드의 설정액은 2064억원 늘었고 3~5년인 펀드는 5811억원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