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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뉴스

아르헨 디폴트 위기

아르헨티나가 미국계 헤지펀드에 대한 채무 상환을 유예해달라고 요청했지만 미 법원이 기각했다.

이달 말로 다가온 국채 이자 결제일을 맞추지 못하면 아르헨티나 정부는 13년 만에 또다시 채무불이행(디폴트) 상태가 된다.

악셀 키칠료프 아르헨티나 경제장관은 26일(현지시각) 아르헨티나 정부가 채권자들에게 지급하기 위한 자금 5억3900만달러 등 총 8억3200만달러(약 8430억원)를 국채 수탁은행인 뉴욕멜론은행과 금융중개기관에게 맡겼다고 밝혔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하지만 아르헨티나의 디폴트 위기는 여전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미 뉴욕 연방법원이 헤지펀드에 대한 원리금 상환 시기를 늦춰달라는 아르헨티나 정부의 요청을 기각했다고 전했다.

지난 2001년 아르헨티나 정부가 디폴트를 선언한 이후, 아르헨티나 국채 투자자들은 2005년과 2010년 두 번에 걸쳐 채무 재조정을 진행했다.

국채 액면가 1달러를 33센트로 교환해주는 식으로 원금 67%를 탕감해줬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모든 원리금을 분할 상환하기로 최근 채권자들과 최종 합의했다.

하지만 일부 미국계 헤지펀드들이 채무 재조정에 불응하면서 아르헨티나로서는 차질이 생겼다.

NML매니지먼트와 아우렐리우스자산운용 등은 밀린 이자와 원금 15억달러를 갚으라며 아르헨티나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미 연방대법원은 최근 최종 판결에서 헤지펀드들의 손을 들어줬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헤지펀드들을 투기세력이라고 비난하며 상환 요청을 거부했지만, 곧 백기를 들었다.

미 법원이 아르헨티나 정부가 헤지펀드들을 배제할 경우, 채무 재조정에 참여한 채권자들에게도 이자를 상환할 수 없다고 제동을 걸었기 때문이다.

이달 말까지 국채 원리금을 갚지 못하면 아르헨티나 정부는 30일 동안의 유예기간을 거쳐 디폴트 상태에 빠진다.

키칠료프 장관은 뉴욕 연방법원이 상환 유예 요청을 기각한 것에 대해 "국제적인 고리대금업자들에게 무릎 꿇게 만드는 불합리한 판결"이라며 반발했다고 WSJ은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아르헨티나 정부는 앞으로 900명이 넘는 채권자들과의 소송전에 휩싸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