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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뉴스

대형사도 가치주 펀드 가세

국내 최대 자산운용사(공·사모 펀드 설정액 기준)인 삼성자산운용이 2일 '가치주' 투자를 표방한 '삼성 밸류 플러스' 펀드를 내놓고 가치주 펀드 열풍에 합류했다.

이전까지 이렇다 할 가치주 상품을 내세우지 않던 미래에셋자산운용도 올해 초부터 '미래에셋가치주포커스' 펀드를 자사 대표 상품으로 삼고 공격적인 마케팅에 돌입하는 등, 가치주 펀드가 국내 펀드 시장의 주류로 자리 잡고 있다.

삼성·미래에셋 같은 대형 자산운용사들은 이제까지 삼성전자·현대차 등 현재 주가가 높지만 앞으로 더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대형주를 사는 전통적인 '성장주(Growth Stock)' 펀드를 주력 상품으로 운용해 왔다.

하지만 지난 3년간의 박스권 장세 속에서 대형주 주가가 지지부진했던 반면, 그간 제대로 가치를 평가받지 못했던 중소형 주식만 골라 투자한 이른바 '가치주(Value Stock) 펀드'가 두 자릿수대 높은 수익률을 내자 수익률 1%에 굶주려 온 시장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

최근 투자자들이 가치주 투자를 표방하는 펀드나 운용사가 아니면 돈을 맡기지 않는 데다, 이런 현상이 반짝 유행처럼 지나는 게 아니라 장기적인 트렌드가 될 것으로 예상되자 대형사들도 속속 투자 전략을 바꾸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국내 주식형 펀드 설정액 약 7조원 중 이른바 가치주 상품에 투자된 돈은 2일 기준 0.4%(300억원)도 안 되는 수준이다.

미국 등 해외에서도 가치주 투자는 여러 대안적 투자 스타일 중 하나일 뿐 주류는 아니다.

하지만 국내에선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가치주 투자를 표방한 펀드에만 돈이 몰리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펀드 평가사 제로인이 올해 1월 2일부터 이달 1일까지 국내 주식형 펀드(상장지수펀드 제외) 중 어떤 펀드에 신규 자금이 많이 들어왔는지 꼽아 보니,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의 '한국밸류10년투자 1(주식형)'(2711억원),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의 '에셋플러스코리아리치투게더자(子) 1(주식형)'(2293억원), 신영자산운용의 '신영밸류고배당(주식형)'(2011억원), '신영마라톤(주식형)'(1997억원) 등 대표적인 가치주 펀드들이 상위권을 휩쓸었다.

같은 기간 전체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약 3조원이 빠져나갔지만, 가치주 펀드로는 돈이 계속 흘러들어온 것이다.

상반기 수익률에서도 가치주 펀드가 상위권을 휩쓸었다.

코스피 지수가 상반기 0.45% 떨어졌고, 전체 국내 주식형 펀드의 상반기 평균 수익률도 마이너스(-0.3%)를 기록했지만, 신영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등의 대표적 가치주 펀드들은 연초 이후에만 10% 이상, 최고 18%의 수익률을 기록해 고객 자산을 불려줬다.